조용한 밤의 모양

밤이 깊어졌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맞은편 건물의 불이 하나씩 꺼지는 것을 보았다. 사람마다 하루를 닫는 시간이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이 그날은 이상하게 다정했다.

나는 대단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오늘의 실수는 여전히 실수였고, 미뤄 둔 일들은 아침에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당장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만은 조금 작아졌다.

어떤 밤은 우리를 바꾸지 않는다. 대신 더 망가지지 않도록 조용히 붙들어 준다.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아마 그런 밤이었을 것이다.

창문을 닫기 전에 오래 바깥을 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좋은 일처럼 받아들였다.